어항을 설치하고 보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구조가 조금 바뀌었고, 수초도 조금 더 자랐습니다.

앞의 석 장은 최근의 모습이고, 뒤의 석 장은 설치한 직후의 사진입니다.

변화된 모습을 올립니다.



[사진 설명]

첫 번째 : 보름이 지난 현재의 모습입니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두 번째 : 역시 현재의 모습입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려고 밤에 찍었습니다.

세 번째 : 조금 넓게 찍어 보았습니다. 아래 위로 어항장이 보이시죠.



네 번째 : 설치한 직후의 모습입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많이 어설프네요.

다섯 번째 : 역시 설치한 직후. 어항을 통해서 건너편이 보입니다.

여섯 번째 : 설치 직후, 유목 중심으로 찍었습니다. 위의 사진들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위치]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신발을 벗는 공간이 있죠.

그곳과 거실 사이에 벽이 있었는데, 그 벽을 헐고 어항을 놓았습니다.

바닥부터 천정까지 장을 짜서 넣고, 그 사이를 뚫어서 어항을 넣었습니다.

현관을 열고 들어왔을 때, 환한 어항이 자리 잡고 있으니 시원스레 보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건너편에 아파트들이 보이실 겁니다.



[의도]

화려하고 산만한 것이 싫었습니다.

조금은 스산하고 쓸쓸한 분위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백의 아름다움이랄까, 뭐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밑에 쓴 것처럼, 화산 폭발 이후의 황량함 같은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큰 나무들은 불에 타고, 이제 막 새로운 생명(희망)들이 돋아나는 그런 느낌이요.



[배치]

그래서 바닥은 소일(검정)과 산호사(흰색)를 적절한 비율로 나눠서 대비시켰습니다.

조명을 켜면 흑백의 강렬한 조화가 뚜렷합니다.

딱 제가 원하던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cupang님의 조언에 따라 소일과 산호사 사이에 둑을 쌓았습니다.

화산석으로 둑을 쌓고, 남은 화산석은 여과기 입출수관을 가릴 겸 옆에 쌓았습니다.

화산 폭발의 느낌이 조금 더 사는 것 같습니다.

또, 고기들이 파헤쳐도 소일과 산호사가 덜 섞이네요.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수초는 테네루스sp를 촘촘하게 심었습니다.

나중에 빽빽하게 자라면 풀밭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흑백의 강렬한 대비 위에 파란 풀밭을 펼치고 싶었습니다.



장식은 거의 하지 않았고, 제가 정성 들여서 직접 만든 유목만 놓았습니다.

40년 된 철쭉 한 그루를 통째로 아홉 번 삶고 다듬어서 만들었습니다.

유목에 모스를 감으려 했으나, 제가 생각한 이미지가 아니라서 그만 뒀습니다.



조명은 LED 모듈 다섯 개를 달았습니다.

파랑 둘, 하양 셋으로 했더니 적절한 색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파랑 셋으로 했는데, 밤에는 색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민물고기의 밋밋함이 좋아서 각시붕어, 송사리, 왜몰개, 생이새우만 넣었습니다.

열대어는 왠지 정이 안 가더군요.

새우들은 날이 더워서 그런지 많이 사라졌고, 나머지는 쌩쌩합니다.